여러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겪고 나서야 제 나름의 기준이 생겼어요.
완벽한 시터를 찾기보다는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게 더 중요하더라고요.
이런 이야기는 오픈된 공간에서 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뉴스레터 구독자분들과만 나누고 싶었습니다.
제 기준이 100% 정답은 아니예요.
하지만 여러분만큼은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기준들을 정리해봤어요.
1. 경력보다 엄마의 기준을 존중하는 태도
베이비시터를 구하는건 어쩌면 소개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
주변에서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을 해도 나에게 좋은 사람이 아닐 수 있는 것처럼,
경력이 많아도 보호자의 요청을 불편해하는 분과는 오래 가기 어렵더라고요.
제 경우 요청 사항을 전달했을 때, "맘시터 처음 이용해보시나봐요..?"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, 그 때부터는 괜히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.
제가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장인데도 첫날부터 갑을 관계가 정해진 느낌이었습니다.
그래서 저는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제 요청에 대해 "그렇게 해본 적은 없는데, 한 번 맞춰볼게요" 라고 말해주시는 분을 더 신뢰하게 됐어요.
2. 위생과 안전을 당연하게 여기는지
손씻기, 기본적인 청소/정리, 아기 물건 다루는 태도 같은건 설명해야 하는 기준이 아니라 이미 몸에 배어 있는 습관에 가깝다고 느꼈어요.
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가져오시는 실내복부터 달랐고, 아기를 만질 때도 훨씬 조심스러웠습니다.
한 분은 실내복으로 긴팔 니트를 가져오셔서 조금 난감했던 적도 있었어요. 이틀에 한 번 세탁을 하시겠다며 저희 집에 옷을 두고 가셨는데,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다는게 느껴졌죠.
반면 대부분의 시터님들은 면 티셔츠처럼 활동하기 편하고 아기 피부에 자극이 적은 옷을 입고, 매일 갈아입으셨습니다.
3. 시간 약속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
시간 약속은 신뢰를 쌓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에요.
대부분의 시터님들은 시간 약속을 잘 지키셨고, 경험상 최소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손을 씻고, 옷을 갈아입고, 머리를 정리하시더라고요.
그런데 돌봄 시작 시간이 2시인데, 2시에 초인종을 누르신 분도 계셨어요. 당황스러웠지만 한 번쯤은 그럴 수 있겠다 싶어 그냥 넘겼습니다.
하지만 시간 개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 기준이더라고요.
혹시 시간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어서 면접 단계에서 미리 언급 하시는걸 추천드려요.
4. 면접은 최대한 철저하게
돌이켜보면 제가 아쉬웠던 부분들은 대부분 면접에서 이미 힌트가 있었어요.
앞서 말씀드린 돌봄 시작 시간에 딱 맞춰 오셨던 분은 면접에도 늦으셨거든요.
당시에는 정말 죄송하다며 여러번 사과를 하셔서 딱 한 번 실수겠지.. 기대(?)했는데, 결국 같은 문제가 반복됐습니다.
또 면접 때부터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쓰셨던 분도 계셨어요.
그 땐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, 막상 돌봄이 시작되자 그 강도가 높아졌습니다.
이런 부분들은 돌봄을 그만두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지만, 충분히 면접 단계에서 걸러낼 수 있었던 요소들이었죠.
그래서 저는 1차 전화면접 후 2차 대면 면접 과정으로 진행하고, 면접은 차분히 최대한 꼼꼼하게 보시는걸 추천드려요.
처음 2~3일은 시범 채용으로 돌봄을 맡기고 괜찮으면 정식 채용을 하시는 방법도 좋습니다.
5. '알아서 잘 해주시겠지'라는 기대는 금물
첫술에 배부를 수 없습니다. 시터님과 보호자가 서로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고, 아무리 경력이 많아도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어요.
그래서 저는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.. 라는 기대보다는 부족하거나 맞지 않는 부분은 가능한 빨리 말씀드리고 조율하려고 합니다.
물론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. 요청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계시니까요.
그래도 아기마다 성향은 모두 다르고, 그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보호자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과 적극적인 소통이 결국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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